1980년대가 원가절감과 대량생산이 기업경쟁력이었던 생산의 시대, 1990년대가 디지털-고도기술화를 바탕으로 한 혁신의 시대였다면 2000년대는 하이테크의 기술력과 하이터치의 감성이 융합된 컨버젼스의 시대이다. 컨버젼스가 21세기의 화두이다. 2003년 동계 국제가전전시회(CES)의 기조연설에서 빌 게이츠는 MS의 OS를 채택하여 메시지 송수신, 날씨, 교통 정보, 위치정보수신 등 손목시계에 다양한 기능 구현하는 복합 정보 단말 기능을 갖춘 Fossil의 ‘Stop'시계를 선보임으로써 기존 정보통신 분야에만 국한되었던 컨버젼스가 생활전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하였다. 컨버젼스는 우리말로는 ‘융합’에 해당되는 것으로 최근 많이 등장하고 있는 디지털컨버젼스는 영상, 음성, 데이터 등 서로 다른 종류의 미디어가 단말기나 네트워크의 제약없이 자유롭게 융합되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카메라와 MP3 기능을 갖춘 휴대폰은 기본이 되었고 게임과 DMB 방송 시청이 휴대폰으로 가능해지고 있으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블로그 역시 커뮤니티, 미디어, 저널리즘 등이 통합돼 탄생한 컨버전스 서비스이다. 마케팅에서는 서로 다른 브랜드 간의 연계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긍정적인 연상과 이미지, 만족을 주는 Brand Convergence가 최근 새롭게 부각되고 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컨버젼스하는 소비자들을 켄타우르스(Centaurs: 그리스로마신화의 반인반마)에 비유하며 그 구매행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세면대 안에 담겨있는 투명한 수족관에 금붕어 및 물풀 등을 기를 수 있게 한 제품, 현실과 허구의 컨버젼스가 만들어내는 또 다른 실존을 표현한 제품디자이너 Monica Nicoletti의 컨테이너 박스, 마이애미의 식품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해 시스마이스터가 제작한 골드만삭스의 이미지플레이 명함(놀이와 명함을 결합)까지 컨버젼스는 디자인 전반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 2004년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obj'라는 전시회에서는 오브제의 컨버젼스를 통해 흥미롭고 새로운 제품 컨셉을 제시하고 있다. 한쪽은 과실, 한쪽은 껍데기...신문지를 둘둘 말아 반으로 접어 너트제품과 껍질을 담을 수 있게 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소재의 도자기와 유리병을 일회성의 테입으로 붙여 만든 브리콜라쥬의 시도, 내용물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하는 칠판을 바른 박스, 모자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고 모자를 보관할 수 도 있는 조명, 그리고 태엽장난감과 양념통 기능을 결합하여 만든 움직이는 양념통, 소비자가 참여의 공간을 얻을 수 있는 액자와 벽지의 컨버젼스, 얼굴을 가리는 T-shirts겸용 복면은 심플한 구조지만 컨버젼스를 통해 오브제의 개성을 강화시키고 오브제의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였다. 산업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컨버젼스가 포장디자인에 있어서는 그리 활발하지는 않지만 최근 시도되고 있는 몇몇의 예는 포장디자인 새로운 방향으로써 그 개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헝거리안 맥주, ‘Dreher's의 신제품 Tuborg는 두 개의 병을 마주하고 용기 밑에 있는 홈에 병을 넣고 돌리면 뚜껑을 열 수 있는 흥미로운 트위스트 오프 오프너의 구조를 개발하였다. '병따개를 소지하지 않아도 이빨로 따지 않아도 된다'는 흥미로운 제품 컨셉은 소비자의 관심과 함께 복수의 맥주를 구매하게 하는 유인책이 되었는데 2003년 1월 출시된 이 제품은 Dreher의 매출을 50%상승하게 하였다고 한다.   병의 안쪽 용기에는 향수를 바깥쪽 용기에는 물과 오일을 섞어 물과 오일이 겉도는 특성을 시각적 펀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물방울이 만들어 내는 흥미로운 이미지는 다양하고 유기적인 현대의 여성상을 반영하였다.   라틴아메리카의 마라카스 용기 형태의 소금과 후추 통은 제품의 원산지를 유머로서 전달하는 동시에 타악기의 요소로서 소금과 후추가 마라카의 리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Dangerous Bold Jean의 라벨은 두 가지로 제작되었는데 하나는 두꺼운 투명비닐에 라벨을 인쇄하여 제품을 구매한 후에도 라벨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크레디트카드, 핸드폰을 보관할 수 있는 지갑으로 대용할 수 있게 하였고 또 다른 하나는 라벨을 흥미로운 그래픽이미지가 담긴 탬플래이트로 제작하여 구매자가 라벨을 놀이 요소로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강한 브랜드 개성을 전달하였다. 10장의 T-shirts로 만든 ‘Heavy Change’ 책자는 압축비닐팩을 이용하여 T-Shirts를 책으로 매체전환을 하였는데 ‘입을 수 있고 세탁할 수 있는 책’이라는 흥미로운 가치를 창출하였다.   Jean Paul Gaultier의 ‘Le Male Vapo Biscotto’ 향수는 운동기구 덤벨을 연상시키는 ‘hand gripper’의 형태로 제작되어 남성용 스포츠향수로서의 개성을 표현하였는데 사용의 편이성과 유희적 재미를 제공하여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상징주의적Jean Paul Gaultier 브랜드 컨셉을 담고 있다.     출처: 디자인정글 글: 이경선 한경대 산업디자인과 조교수. 이화여대 경영학과 졸업, 미국 파슨스스쿨 졸업, Pratt Institute졸업, 제일기획 챌린지팀 근무.   이미지출처 www.papress.com www.victionary.com www.homeclick.com www.allright-reserve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