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칼럼
 
총 게시물 32건, 최근 0 건
   
데페이즈망, 진실 혹은 거짓 패키지디자인
글쓴이 : 패키지포유 날짜 : 2011-11-15 (화) 18:46 조회 : 2904

과감한 노출의 하반신이 담긴 2004년 Harajuku에 위치한 Laforet백화점의 New Year 쇼핑백은 놀라움과 함께 새로움과 신선함, 흥미로운 시각적 자극을 전달한다. 일상성을 벗어난 비일상적인 주제, 흥미로운 시각적 상상이 만들어 내는 ‘낯선 것들’의 미학! 과감한 하반신 이미지가 담긴 쇼핑백을 든 여자들을 상상해 볼 때 일상의 권태로움 속에 표현되는 Laforet 백화점의 흥미로운 ‘경이감’은, 고객과의 깊은 감성적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강한 브랜드 인상을 심어준다.

 

 

수족관에 가득 엉켜진 물고기들과 그 위에 겨우 뿌려지는 Laforet의 오만함, 화장실 휴지처럼 끊임없이 풀려지는 세일광고에 담긴 공허한 상업주의, 아파트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서랍장에 담겨진 Laforet의 제품들과 그 안에 담긴 몰개성적인 현대인의 삶! 고품격의 우아함을 추구하는 기존의 백화점과 차별하고 기괴하고 우스광스러운 이미지, 이해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접근으로 유명한 Laforet백화점의 시각적 아이덴터티는 포스트모더니즘을 기반으로 ‘데페이즈망’적인 접근을 통해 강한 감성적 브랜드를 구축하고, 상업주의에서 아트로 향하는 현대의 트랜드를 반영하고 있다.

 

 

‘데페이즈망’은 원래 ‘나라나 정든 고향을 떠나는 것’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그러던 것이 ‘위치를 바꾸어 놓는다’는 뜻의 ‘전위’ 혹은 ‘전치’란 미술용어로 정착이 된 것으로 고정관념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사물들의 엉뚱한 결합이 낯설지만, 신선한 이미지를 생산하고 있을 때 쓰는 말로 낯익은 물체라도 그것을 엉뚱한 장소로 옮겨 놓으면 전혀 다른 생명력을 가진 새로운 사물로 태어나게 되는 이치를 설명한다.

 

낮과 밤이 하나의 화폭에 공존하는 모순의 조화를 상징하는 ‘빛의 제국’과 현실과 가상경계의 모호함과 확장이 담긴 ‘인간의 조건’,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전위, 결합을 통해 대상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만드는 르네 마그리뜨를 대표로 하는 ‘데페이즈망’은 어떠한 미적, 도덕적 선입관도 초월하여 드러나지 않는 무의식, 꿈, 환각의 흐름을 표현하고자 한 자동기술(automatism)과 함께 초현실주의를 대표하고 있다.


변형된 시각 세계의 모호성과 비일상적 주제, 공간, 규모, 사물의 변형, 결합 등에 의해 불가해진 영역을 전달하는 ‘데페이즈망’적인 표현구조는 신비한 표현으로 대중의 이목을 끌고 소비자가 창조적인 수용자가 되어, 은유적인 메시지를 읽게 하는 힘을 가지는데 컴퓨터와 디지털 테크놀로지로 대표되는 속도의 현대 속에 담긴 현대인의 상실감과 풍요로움 속에 박탈된 공허함, 현실의 두려움에 대한 정신적 도피처로써 소비자에게 물건을 구매하는 것 이상의 브랜드와의 감성적 유대관계를 창출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에서 ‘데페이즈망‘적인 표현은 ‘욕구가 남아있지 않는 사회 the no-need society‘라고 명명되고 현대 마케팅의 신선하고 흥미로운 시각적 발상으로 부각되고 있고 특히, 내가 집어 들고 내가 계산대까지 가지고 가며 내가 집으로 가져와 내가 풀어보는 1 인칭 매체인 포장디자인에 있어 지나치는 쇼핑객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고 감성-감각적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된다.

 

1. Dreyer's 아이스크림패키지

맨하탄 건물들 사이에 우뚝 서 있는 거대한 딸기, 초콜릿 화산의 폭발! Pentagram에서 제작한 Dreyer's 아이스크림 패키지디자인은 경쟁이 치열한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강한 시각적 인상을 창출하기 위해 제품에 사용된 재료(오브제)를 역설적으로 부각하였다. ‘dreamery'라는 브랜드 의미를 ’신비한 맛의 나라‘라는 시각적 컨셉에 담고 흥미롭고 환상적인 일러스트 기법을 통해 전달하였는데, Dreyer's 아이스크림은 현실적인 것과 상상적인 것이 서로 모순되지 않는 지점의 ‘경이감’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에게 경직된 제품에 자유로운 브랜드 정신을 느끼도록 하였다.

 

 

 

2. Foschini 쇼핑백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거대한 여성의류 유통업체인 Foschini의 여름용(남아프리카공화국의 크리스마스 시즌) 쇼핑백은 사용자와의 결합을 통해 마치 핸드백을 들고 있는 것과 같은 흥미로운 시각적 전위를 느끼게 하고 대상세계와는 다른 모습의 세계를 경험하게 하였다. 유행하는 패션 핸드백에서 이미지를 차용하고 이를 비닐 쇼핑백에 담아 시각적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 Foschini쇼핑백을 통해 광고주는 흥미롭고 강한 인상의 브랜드 아이덴터티를 전달하고, 소비자는 Foshnini의 제품을 구매하고 운반하는 것만 아니라 가방처럼 쇼핑백을 지속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브랜드와의 긴밀한 친밀감을 구축하였다. 뉴질랜드의 면세점 쇼핑백 역시 X-ray 검열대를 통과하는 것 같은 가방의 이미지를 담아 실제 대상과 환영사이의 공존을 경험하게 하였다.

 

 

 

3. Body Benefits Mouthwash

머리칼은 커텐으로 이루어져 있고, 두 눈은 풍경화가 담긴 액자, 코는 특이한 형태의 탁자와 시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입술은 소파를 연상시키는 달리의 Mae West's Face를 연상시키는 Body Benefit 구강세척제는 민트향 나뭇잎을 입술 위치에 배치함으로써 신선한 향을 담고 있는 구강세척제라는 제품의 특성을 은유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심플하면서 상징적인 컨셉을 부각시키기 위해 절제한 타이포그래피, 은유적인 시각적 상징은 소비자에게 이성적으로 제품의 속성을 전달하기 보다는 감각-감성적 체험을 경험하게 한다.

 

 

 

4. Harvey  Nichols Baguette Bags

신선한 바람, 푸른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광야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빵! 제품이 갖는 사실적 외형적인 특성 보다는, 신선함을 상징하는 제품의 컨셉을 담은 Harvey Nichols Baguette Bags은 르네 마그리뜨의 하늘에 구름처럼 떠있는 Baguette의 이미지를 담은 작품과 묘한 연관을 느끼게 한다.

 

 

 

5. Food Chain Films

TV 프로덕션 회사인 Food Chain Films이라는 회사명과 신선하고 흥미로운 회사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회사에서 생산되는 Video Tape에 신선한 육류 사진을 찍고, 슈퍼마켓의 고기처럼 진공포장하고 식료품 라벨처럼 디자인해서 부착하였다. Food Chain Films은 video tape과 육류포장이라는 낯선 두개의 것들을 결합시킴으로써 소비자와 만나는 접촉점에서 보다 친밀하고 독특한 감성적 체험을 제공하고 감각적인 회사의 특성을 전달하였다.

 

 

 

이 외에도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의 공룡전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홍보 가방 속에 담겨져 있는 거대한 공룡과 마치 실제 제품 위에 놓여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Shigeo Fukuda가 디자인 한 Felissimo의 스픈 패키지디자인은, 소비자에게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본능적인 차원에서의 상호작용을 유도하고 이로써 제품 이상의 브랜드 경쟁력을 구축하게 한다.

 

 

 

출처: 디자인정글
글: 이경선
한경대 산업디자인과 조교수.
이화여대 경영학과 졸업, 미국 파슨스스쿨 졸업, Pratt Institute졸업, 제일기획 챌린지팀 근무.

 

   

 
엘지생활건강 오로라월드 한국맥널티 롯데제과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윙크
otran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