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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이미지가 담긴 패키지디자인의 사례
글쓴이 : 패키지포유 날짜 : 2011-11-28 (월) 21:50 조회 : 3554
동화 속 신비로움, 성숙한 여인의 이미지, 순결함 뒤에 감춰진 열정 등의 수식어와 함께 매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롤리타 램피카 향수는 화장품 산업의 본고장으로 세계 최고의 인프라와 가장 치열한 경쟁시장을 갖고 있다.
프랑스에서 2002년도 기준 Angel(4.6%), Chanel No.5(4.2%), J'adore(3.0%)에 이어 2.6%로 4위의 향수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이다.



1997년 프랑스의 패션디자이너 롤리타 렘피카(Lolita Lempicka)의 이름을 따고, 프랑스 향수 전문가에 의해 향을 만들고, 프랑스 화가가 디자인한 병에 넣어 판매하였다.
‘요정이 빚어내는 듯한 환상적인 향’이라는 제품 컨셉 만큼이나 낭만적인 비쥬얼 광고는 ‘프랑스제’라고 명기된 원산지 표시를 보지 않아도 프랑스 제품임을 확신하게 한다.



그러나 로리타 렘피카 향수는 분명 한국 태평양화장품 제품이며 여기에는 배타적인 프랑스 화장품 시장의 벽을 넘고 글로벌 시장에 진수하기 위한 태평양의 트로이 목마전략이 숨어있다.
롤리타 렘피카 향수는 이미지가 제품 선택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화장품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국가이미지가 약한 '한국산'을 감추는 대신, 프랑스 화장품 업계의 전문경영인으로 카트린 도팽을 중심으로 독특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함께 'Made in France'라는 원산지 이미지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참여하였다.
태평양화장품은 롤리타 렘피카라는 목마 속에 감춰진 경쟁력 있는 자사의 제품 브랜드를 글로벌 시장에 진수시킴으로써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비젼을 세워놓고 있다.

트로이 목마 전략은 소비자 니즈의 공통화와 같은 글로벌 경영환경변화, 국경 없는 무한 경쟁으로 인해 글로벌 브랜드의 구축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고 있는 현대에서 특히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전략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글로벌 기업 보다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새롭게 글로벌 시장에 진수하는 기업이 원산지의 후광 효과를 통해 브랜드 지명도를 강화하기 위해 주로 사용한다.

원산지 효과(country-of-origin effect)란 제품이 어느 나라에서 제조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정보가 소비자의 구매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의미하며 특히 제품에 대한 경험이나 정보가 거의 없을 때에는 제조국 이미지 (영국하면 여왕과 신사, 버버리 코트, 스위스는 성실과 신용, 독일은 근면과 정확성, 고품질과 기술, 프랑스는 패션과 삶의 질, 일본은 정밀과 섬세함, 미국은 탁월한 서비스, 이탈리아는 우아한 세련미, 에디오피아는 ‘가뭄과 가난’, 보스니아는 ‘내분과 전쟁’ 등)가 후광효과(halo effect)로서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한 다른 정보를 탐색하기 전에 어떤 결론을 도출하게 한다는 것이다.

원산지 효과는 1896년 독일의 Earnest Williams가 상품에 ‘Made in Germany' 로고를 사용하여 국가이미지를 해외마케팅에 처음으로 활용한 이래 소비자의 구매를 촉진시키는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선진국들은 국가이미지 제고 전략을 통해 자국 제품의 원산지로서 경쟁력을 높이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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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와서 특히 국가 이미지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는 국가이미지와 그 국가에 속한 제품의 이미지와의 상관관계에 의한 것인데 독일하면 맥주와 고급자동차, 이태리하면 의류, 가죽제품과 식품, 프랑스하면 향수와 패션제품, 그리고 영국하면 차와 도자기가 쉽게 연상이 되고 글로벌 소비자들은 미국 기업이나 제품에는 미국의 국가이미지인 ‘개인의 자유와 번영’이 투영되어 있고 마찬가지로 프랑스산 포도주에는 프랑스의 감수성이, BMW와 벤츠에는 독일의 효율성과 신뢰가 뒷받침되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국가 이미지가 제품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제품 이미지도 국가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상호의존적 관계인데 그 성공사례로 핀란드의 노키아를 들 수 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부도 직전의 나라였던 핀란드는 350억 달러의 브랜드 가치에 세계 5위의 브랜드인 노키아(Nokia)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였다.
세계 휴대전화시장의 1/3을 차지하고 있는 노키아를 일본 브랜드로 착각하여 제품을 구매 한다는 말도 있지만 통신 단말기를 2개 이상 가지고 다니며 노키아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국민과 노키아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정부가 노키아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는 다시 원산지인 핀란드의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상승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패키지디자인은 셀프서비스 중심의 대형마켓 환경에서 구매시점의 광고(POP: Point of Purchase)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관여도가 낮은 제품이거나 혹은 제품에 대한 사전 정보가 부족한 경우에 유사한 제품군이 있을 때 원산지의 이미지가 담긴 패키지디자인을 통한 원산지 효과는 구매 결정의 주요한 단서가 된다.
국가이미지가 담긴 패키지 디자인의 사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역사와 전통 혹은 긍정적인 원산지 효과를 갖고 있는 기업이 국가 이미지라는 후광 효과를 통해 제품에 가치를 강화시키는 예로서 1860년대 러시아 스미노프가에 의해 설립되었지만 1933년 이후 미국인이 판매 소유권을 양도 받아 미국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는 세계 보드카 시장의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Smirnoff는 소비자들이 ‘보드카’하면 러시아를 연상시키는 것과 소비자의 마음속에 정통 보드카로 포지션하기 위해 러시아 제품임을 명기하여 제품의 정통성을 전달하고 있다.



둘째, 1961년 뉴욕의 사업가인 루빈 매터스(Reuben Mattus)에 의해 미국에서 설립되었지만 유럽스타일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라는 연상을 창조하기 위해 브랜드 네임을 장인정신이라는 뜻의 라틴어 하겐다즈(haagen dazs)에서 따고, 고급스럽고 세련됨이 느껴지는 유럽풍의 어감을 차용하여 브랜드 로고에 Umlaut를 넣었다.
하겐다즈(Haagen Dazs) 아이스크림처럼 관련이 없는 특정 브랜드가 원산지 효과가 큰 특정 국가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사용하는 것이 그 예이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호주산 와인을 미국시장에 진수하기 위한 패키지디자인으로 미국의 Dan Philips 와 호주의 Marquis Sparky가 공동브랜드를 개발하였다.
파트너의 이름을 브랜드명으로 사용하고 미국와 호주의 공동브랜드임을 강조하기 위해 시각적으로 두 개의 문화를 합치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미국의 상징인 독수리와 호주의 상징인 캥거루를 18세기 동물도감 일러스트 이미지를 찾아 새로운 상징으로 합성하였다.



조롱하거나 유모어스럽지 않지만 일러스트로 만들어진 동물이미지는 전통적인 느낌을 담고 있고 상단에 위치한 라벨은 현대적인 감각을 담고 있어 상반되는 두개 대륙의 결합을 상징하였다.

라벨의 칼라 역시 우아하며 현대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담고 있는데 타이포는 전통적인 세리프체와 현대적인 산세리프체를 혼용하여 특정 시대성을 없애고자 하였다. 우표에 사용되는 점선을 라벨디자인의 모티브로 이용하여 두 나라의 교류를 상징하였다.


Crystal Canadian 은 캐나타에서 생산되어 영국에서 판매되는 미네럴 워터 제품으로 순수하고 깨끗한 고급 제품의 이미지를 병의 형태, 라벨에 담긴 캐나다의 국가 이미지로 전달하였다.
캐나다산 워터에는 몸에 유리한 성분이 많이 담겨 있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캐나다 국가의 상징인 단풍잎을 디자인 모티브로 삼고 쉽고 효과적으로 원산지를 알릴 수 용기와 라벨을 디자인 하였는데 디자인그룹인 Cater Wong은 캐나다 정부에 사용 허가를 얻어 국기를 패키지에 넣었다. rich red 라벨은 일반 미네럴 워터에, deep blue 라벨은 탄산 미네럴 워터에 사용하여 고급제품의 이미지를 칼라를 통해 전개하였다. 테두리 라인과 글자에는 실버로, 우아한 형태의 용기와 뚜껑에는 단풍잎모티브가 재사용 되어 원산지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훈연제품 회사로 1950년대 이탈리안 커뮤니티에서 설립하였다. 훈연소시지, 장조림 햄, 로스트비프 등 지역사회에서 인기 있던 브랜드였으나 1990년대 중반 다국적 기업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위협하고 소매시장은 가격경쟁이 치열해지자 현대소비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전통과 정통성, 맛, 수공예의 이미지를 이탈리아 국가이미지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강화하기 위한 디자인 리뉴얼 작업을 수행하였다.
1950년대 제작한 로고는 흡인력이 없고 평범하며 이미지는 상징성이 결여되었기에 스크레치보드 기법을 이용하여 15세기 콜롬버스의 초상화를 새롭게 창조하였다.




기존의 볽은색, 파란색의 로고를 이탈리아의 국기색인 빨강, 하양, 녹색의 주조색으로 사용하였고 크림색 백그라운드를 이용하여 풍부함과 따뜻함을 더하였다.
Columbus라는 로고는 전통적이며 유러피안의 느낌이 강한 Extra Condensed Bodoni체를 이용하였고 제품명은 전통적이며 기하학적이어서 현대적이며 상업적인 느낌이 강한 바우하우스(Bauhause)의 상징인 ‘Futura’체를 이용하여 유러피안 전통을 재현하였다. 낡은 이탈리아 지도를 포장지, Stationery의 배경으로 이용하고 목판으로 새긴 콜롬버스의 이미지를 통해 이탈리안 전통을 시각화하였다.
Columbus Salame Company는 성공적인 콜롬버스 햄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바탕으로 브랜드 확장을 통한 프리미엄 브랜드 ‘르네상스’를 추가적으로 개발하였는데 검정색 바탕과 금색 라인, 4개의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을 디자인 모티브로 이용하여 브랜드의 고급화와 유럽문화에 대한 향수를 원산지 이미지를 통해 부각시켰다.
특히 콜롬버스 햄의 ‘르네상스’ 선물용 패키지는 하나의 유화 이미지를 네 개의 소시지에 나누고 이를 정교하게 연결되도록 디자인하여 각광을 받았다.




20세기 말부터 노르웨이에서는 정어리 가공산업이 성행하였지만 특정한 브랜드를 개발하기 보다는 단순히 캔에 넣어 수출하고 이를 수입하는 수입자들이 각각의 라벨을 제작하여 임의대로 사용하였기에 정어리 통조림은 제품은 같아도 각기 다른 브랜드와 다른 패키지로 유통되어 브랜드 경쟁력을 갖지 못했다. King Oscar Company는 노르웨이의 전통적인 정어리 수출회사로 글로벌 브랜드로서 국제적인 유통망을 구축하기 위해 패키지디자인을 개발하였다. 노르웨이 원산지가 갖는 부가가치와 제품이 갖는 역사성을 강조하기 위해 노르웨이의 King Oscar의 초상화에 왕관과 리본을 이용하여 브랜드의 정통성을 전달하였다.





실린더에 담겨 있는 캔디를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는 ‘Pick and Mix' 스타일의 캔디를 스위스와 영국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Sweetwave가 미국시장에 진수하기 위해 만든 브랜드. 미국에는 이미 Sweet Factory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브랜드의 차별화와 경쟁력을 부가하기 위해 경쟁사와 유사한 브랜드명 (Sweetwave)을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발음이 흥미로운 öola로 변경하고 이니셜 o앞에 Umlaut를 넣어 제품의 원산지(북유럽) 특성을 담았다.



브랜드 로고는 북유럽의 현대적이며 진취적인 이미지가 강한 데스틸 양식의 칼라 파레트를 이용한 구조적인 스타일을 접목한 기하학적 로고를 이용하여 친근한 얼굴 형태를 만든 것, 두 가지로 제안하였는데 기하학적 로고는 사인, 라벨 등에 적용하고 얼굴형태의 로고는 캔디포장, 프로모션 패키지, 쇼핑백등에 이용하여 흥미롭고 즐거운 브랜드로서 제품의 이미지를 담았다.
Pick and Mix 스타일의 캔디는 도매상에서 제품을 구입하여 소매로 판매하기 때문에 제품이 갖는 경쟁력보다는 패키지가 갖는 이미지 전달이 중요하였고 패키지에서부터 디스플레이까지 차별화된 öola디자인은 원산지인 유럽의 문화적 부가가치가 더해져 단기간에 Sweet Factory를 위협할 정도로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로스엔젤레스에 위치한 고급 생활용품 브랜드인 Bellogio는 욕실브랜드에는 이탈리아의 마을 이미지를 유화로 그려 한적하고 여유로운 이탈리아의 휴양지 이미지를 전개하였고 (파스타소스나 올리브오일의 식품패키지에는 코르크와 왁스를 이용하여 제품을 봉하고 끈으로 장식하여 이탈리아의 재래시장인 Farmer's Market을 연상하게 하였는데 여유롭고 한가로우며 인간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국가이미지의 후광효과를 차용하여 디자인한 예이다.




글로벌 치즈 제조사인 Bongrain의 새로운 브랜드 Torrigiano는 터스커니산 이탈리안 치즈로 포지셔닝하였다. 이름, 패키지 모두 즉각적인 브랜드 정통성을 담을 수 있도록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연상시키는 전통적인 이탈리안 일러스트에 이니셜 'T'를 강조하고 브랜드네임을 타이포그래피를 통해 그래픽모티브로 전달하였다.









출처: 디자인정글
글: 이경선
한경대 산업디자인과 조교수.
이화여대 경영학과 졸업, 미국 파슨스스쿨 졸업, Pratt Institute졸업, 제일기획 챌린지팀 근무.

   

 
엘지생활건강 오로라월드 한국맥널티 롯데제과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윙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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