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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PL 상품 브랜드 리뉴얼 프로젝트
글쓴이 : 패키지포유 날짜 : 2014-10-06 (월) 11:57 조회 : 2732


1 왼쪽부터 문장 엠블럼, 전통 엠블럼, 세이브 엠블럼. 
2 이마트 역사 20년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문장 엠블럼’, 한국의 전통 식재료를 상징하는 ‘전통 엠블럼’, 실속형 상품에는 ‘세이브 엠블럼’이 새겨진 이마트 PL 상품들.

대형 마트는 먹거리, 입을 거리, 생활 필수품 등의 원스톱 쇼핑이 한 번에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한 공간에서 다양한 종류의 상품과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대형 마트를 즐겨 찾는다. 판촉 행사를 보고 물건을 구입하는 이도 있지만 대부분은 수많은 물건 중 브랜드 인지도에 의존해 물건을 구입한다. 특히 내 가족의 건강과 직결되는 식료품을 고를 때면 더욱 깐깐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소비자의 눈에 대형 마트의 저렴한 PL(Private Label) 상품이 의심받는 건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유통 절차를 줄이고 마케팅을 하지 않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게 PL 상품이지만 ‘싼 게 비지떡’이라는 편견을 쉽게 버릴 순 없다. 1997년부터 이플러스라는 브랜드로 PL 상품을 선보인 이마트는 이러한 소비자의 선입견을 깨버리고 싶었다. 2009년 이플러스라는 이름을 버리고 파란색 물결무늬의 로고를 디자인해 이마트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그리 큰 효과를 보진 못했다. 2012년 11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 PL 상품의 대대적 수술을 감행하기 위해 신세계그룹 브랜드전략팀에 디자인 리뉴얼을 의뢰했다. 하지만 디자인을 수십 번 고쳐도 완치될 수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 난항을 겪던 브랜드전략팀은 도대체 이마트와 협업해 PL 상품을 만드는 기업이 어떤 곳인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우선 이플러스 시절부터 이마트에 국수 면발을 납품한 풍국면을 찾았다.

알고 보니 CJ제일제당을 비롯해 유명 식품 브랜드에 납품하는 기업으로, 1933년 대구 중구 대신 동에서 시작해 오로지 좋은 국수 면발을 만드는 데에 쏟은 시간만 80년인 국수 장인이 만든 것이었다. 또 꿀은 동아양봉원의 양봉꾼들이 국내에서 제일 먼저 아카시아가 피는 제주도에 내려가 채밀한 천연 순수 벌꿀인 데다, 우유는 매일유업, 된장은 샘표식품 등 지역 곳곳에 숨은 장인과 우리가 평소 믿고 고르는 브랜드들이 이마트와 함께하고 있던 것이다. 이렇다 보니 디자인으로 해결하기보다 그동안 기업 브랜드에 가려져 보지 못했던 생산자와 상품에 대한 이야기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해야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마트와 함께하는 기업들을 둘러보니 제품의 특성이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이를 소비자도 쉽게 구분할 수 있게 3개의 엠블럼을 디자인해 패키지에 적용했다. 이마트 역사 20년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문장 엠블럼’, 된장・고추장 등 한국의 전 통 식재료를 상징하는 도장 문양의 ‘전통 엠블럼’, 대량 공급하는 상품 중 이마트만을 위해 만든 상품에는 ‘세이브 엠블럼’을 새겼다. 마케팅과 패키지도 실속형으로 리뉴얼했다.

저비용 대비 큰 효과를 위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적극 활용하고 생산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이마트 매장에 상영할 예정이다. 쓸데 없이 과포장한 상품의 패키지 디자인도 한 꺼풀씩 벗겼다. 틴 케이스에 담던 제품을 종이봉투로 바꾸거나 비닐에 담긴 케첩 패키지를 벗겨버리는 식이다. 이렇게 완성한 이마트의 1차 PL 상품군이 지난 5월 새롭게 론칭했다.

그동안 기업 브랜드의 그늘에 가려져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생산자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상품에 대한 자부심이 더욱 높아졌다고 한다. 이마트 역시 20여 년 동안 지속된 PL 상품에 대한 오해를 씻고 더욱 자랑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게 되었다. 생산자와 기업, 디자이너 모두에게 자부심을 선물한 이마트 PL 상품은 이마트 매장과 신세계그룹 온라인 쇼핑몰의 이마 트몰에서 구입할 수 있다.

 


디자인 이마트, 사진 폴앤작스튜디오, 일러스트 이진희, 조서아, 디자인하우스 (2014년 6월호)

 

 


   

 
엘지생활건강 오로라월드 한국맥널티 롯데제과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윙크
otran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