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적 이미지를 전달하는 디자인 아이덴티티 블루보틀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2시간 줄 서기를 마다하지 않는 커피가 있다. 사람들은 이 브랜드 로고가 그려진 간판 앞에서 앞 다투어 인증 사진을 찍으며, 관련 MD 상품을 다량 구매한다. 42시간이 지난 원두로는 커피를 만들지 않는다는 고집스러운 철학으로 2002년 오클랜드에 문을 연 파란 병, 블루보틀Blue Bottle이다. 키 높은 가구, 잡다한 집기 없이 오직 커피에 집중하게 만드는 미니멀한 매장과 직관적이고 명료한 브랜딩으로 ‘커피계의 애플’이라는 별칭까지 얻은 블루보틀은 제
3의 물결을 이끈한 미국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의 선두 주자다.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제임스 프리먼James Freeman이 16m²의 작은 공간에서 원두를 볶아 팔기 시작하던 당시 하루 매출이 70달러에 불과했으나 현재(2016년 기준)는 연매출 1064억 원, 기업 가치는 7000억 원에 이른다. 소규모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의 성패는 자신들이 공들여 만든 이 까만 액체의 본질을 어떻게 의미 있게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블루보틀은 그들만의 디자인과 스타일로 완벽한 커피 경험을 위한 관계 맺음에 성공했다.
바이라인 : 글: 오상희 기자 사진: 블루보틀 제공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2월호)